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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성과,정책

[시사/복지] [기획특집] 산재보험 민영화는 미친 짓이다

by SB리치퍼슨 2010. 6. 18.
민영화라는 장점은 몇가지 알고 있지만
그 민영화를 위해 버려야할 혜택들도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서비스를 받고 있는 대상자들의 혜택 축소의 규모이다.
납득시킬 만한 사안인지... 장단기 문제점은 어느정도인지...
무턱대고 장점만 보고 사업을 시작하면 문제점에 직면할 때 도산위기까지 갈 수 있는 상황처럼
민영화 문제도 서민들이나 서비스 대상자들의 몰락으로 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즉, 확실한 대안, 대책을 만든 후 시작해도 늦지 않다.

청계천만 해도... 적절한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무턱대고 난림공사를 한 덕에
생태계 측면이나 비용문제가 나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산재보험 민영화 컬럼을 살펴보자.
판단은 각자가 알아서 하겠지만....

[기획특집] 산재보험 민영화는 미친 짓이다
- 온갖 규제완화 속에 위협받는 노동자의 안전망

김신범 교육실장, 2008-12-12 오전 11:40:55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 가천의대 예방의학 교수 임 준


1964년부터 시작된 산재보험제도는 500인 이상의 광업에서부터 적용되기 시작하여 2000년도에 이르러 1인 이상의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되었다. 산재보험제도가 실시되기 전에는 과실 책임의 원칙 아래 노동자가 재판을 청구하여 사용자의 과실이 재판에서 인정되어야만 사용자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산재보험은 이러한 법적 절차를 우회하여 노동자에게 빠르고 확실하게 산재에 따른 보상을 받게 해주고 사용자에게 그 책임을 한정시켜 주려는 목적에서 실시되었다. 그 과정에서 산재보험제도는 재해 발생에 있어 업무수행성 또는 업무기인성이라는 원인이 있어야만 산재로 인정하고 보상해주는 사용자배상책임보험적 성격이 강하였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재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보상 조건이 충족되는 사회보장적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

1996년, 금융시장 개방 앞두고 자본이 처음 요구

산재보험이 사용자배상책임보험 성격에 충실하면 산재보험 적용대상은 임금노동자에 한정된다. 급여보상 범위는 업무상재해에 한정되며, 보험료율은 위험발생률에 따른 차등보험료율 산정체계를 강화하여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산재보험이 보편적인 사회보장제도적 성격에 충실하면 적용대상이 노동자뿐만 아니라 비노동자도 포함하는 전체 국민으로 확대된다. 급여보상범위도 업무상재해 여부에 관계없이 일반재해를 포괄하며, 급여형태는 일시금에서 연금형태로 발전하는 경향이 크다. 보험료율은 균등보험료율 산정체계를 채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차이에 기초해볼 때 우리나라 산재보험제도는 사회보장적 성격보다 사용자배상책임보험적 성격이 훨씬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 산재보험 민영화 논의라 하겠다.

산재보험의 민영화 주장이 최초로 제기된 것은 1996년 8월 재정경제원이 연 경제인 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자본 측이 산재보험료를 인하하기 위해 산재보험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사무직 노동자는 산재보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건의를 한 후 본격화되었다. 이러한 자본 측 건의를 수용한 재경원은 산재보험에 의한 독점공급체제의 비효율성 및 낙후된 보험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하여 민간참여에 의한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산재보험을 강제보험과 임의보험으로 이원화하여 경쟁력 있고 돈이 되는 대기업은 민간보험회사에서 맡고, 산재발생이 높으면서도 자본이 열악하여 산재보험에 들 수 없는 기업은 공공보험기관에 맡기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산재보험 민영화 논란은 당시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시장축소를 우려한 국내재벌 금융 업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금융감독원을 앞세워 재정경제원을 움직인 측면이 강하였다. 물론 강력한 노동운동 진영의 반대에 부딪혀 논의가 수면 아래에 가라앉았지만, 이러한 민영화 논의는 산재보험 효율성 강화라는 논리 안에서 지속적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하겠다.

후퇴, 또 후퇴될 접근성・보장성・연대성

(1) 접근성 악화
현재 우리나라 산재보험은 사용자배상책임보험적 성격이 강하여 적용대상자가 임금노동자에 국한된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런데, 민영화가 되면 이러한 제한은 구조화될 것이 확실하다. 현재도 실질적으로 임금노동자임에도 골프장경기보조원, 학습지교사, 화물노동자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적용에서 제외되었는데, 그러한 경향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인정절차가 강화되어 산재를 입고도 적용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산재노동자가 산재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본인에게 발생한 사고와 질병이 직업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여 ‘허락’을 얻어야만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탓에 다수의 산재 노동자가 공상으로 치료를 받거나 산재 신청을 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민영화가 되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정절차를 더욱 강화시킬 가능성이 크고 산재임에도 산재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훨씬 더 강화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업무상 재해 및 질병으로 인정되는 기준도 지금보다 훨씬 더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산재보험에서 인정하는 직업성질환의 범위가 좁고 기준이 엄격하여 실제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이르는데, 그러한 경향이 훨씬 더 커질 것이 예상된다.

(2) 보장성 약화
민영화가 추진되면 현재 근로복지공단보다 치료 종결 조치가 훨씬 더 강화될 것이 예상된다. 현재도 장기 입원에 ‘도덕적 해이’라는 낙인을 찍고 치료 종결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인데, 비용 압박의 정도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될 것이 확실하다. 그 과정에서 단기간 내에 요양급여와 휴업급여의 총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재활체계 및 재활급여를 선진외국 수준으로 강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만 줄이는 강제 치료종결 조치는 산재노동자의 직장복귀 및 사회복귀를 더 어렵게 만들고 복귀 후 재발하거나 합병증이 발병하여 장기적으로 급여 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민영화가 되면 장해급여 판정 기준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어 현재도 원직장복귀가 불가능한 중증 장애를 입은 노동자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어려울 정도인데 그러한 경향이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보다 보장성 수준이 더 악화될 경우 산재노동자가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직장 및 사회로 복귀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더욱이 산재보험이 산재노동자의 소득보장 기능을 추가하여 생활보장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하려면 가장 핵심적으로 기능을 강화해야 할 부분이 재활인데, 재활은 단기간 이윤을 목적으로 보험을 운영하는 민간보험회사에게는 투자 유인이 발생하지 않는 분야라 하겠다. 따라서 산재보험 민영화는 최근 조금씩 확대되는 재활의 싹을 완전히 제거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3) 연대성 후퇴
현재 산재보험은 업종 및 개별사업장별 재해율에 기초하여 보험료율에 차등을 주는 차등보험료율 방식을 채택하였다. 하지만, 개별 사업장의 재해율보다는 업종의 재해율을 더 강하게 반영하여 개별 사업장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기전이 작동한다. 그러나 민영화가 이루어지면 차등보험료율이 훨씬 더 강하게 적용되어 사고 발생의 위험이 큰 소규모 사업장이 더욱 불리해지는 상황이 발생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소규모사업장일수록 산재은폐가 많이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러한 차등보험료율 방식은 연대성의 원리가 작동하는 사회보험과 어울리기 힘든 부과방식이다. 초창기는 산재보험이 사용자배상책임보험적 성격이 강하여 차등보험료율 방식을 부과했을지 모르지만, 사회보험 원리가 강화되면 될수록 연대성 원리가 구현될 수 있는 평균보험료율 방식으로 부과체계가 전환되는 것이 순리다. 특히 사회보험으로서 소득재분배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차등보험료율 방식을 평균보험료율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공공성 강화가 곧 재정문제 해결 대안

산재보험 민영화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추진되지 말아야 할 정책이다. 오히려 지금보다 훨씬 더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혁되어야 한다.
먼저, 산재보험제도는 산재노동자 더 나아가 일하는 사람의 수급권을 최우선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당연한 원칙임에도 현재 우리나라 산재보험은 산재 입증 책임을 노동자에게 부과하고, 사전승인 과정이 존재하며, 협소한 인정기준으로 노동자의 수급권을 제약하고 있다. 향후 수급권에 대한 실질적인 적용 확대, 즉 산재노동자의 수급권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혁되어야 한다.
둘째, 산재보험은 사회보험 원리에 맞도록 의료보장과 소득보장을 동시에 실현하는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는 업무상질병의 보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혁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휴업 및 장해급여 등으로 제공되는 소득보장형 급여가 불충분하고 이후 취업 등과 연계되지 못하여 생활보장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하는데, 충분한 소득보장과 생활보장으로 산재노동자의 사회복귀가 가능한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셋째, 노동자 참여가 실제적으로 보장되고 구체화되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생색내기 식의 노동자 참여가 아니라 수급권자인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최소한 과반수의 의결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인 사업 과정에 노동자대표의 위임을 받은 전문가 참여가 보장되도록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산재보험정책은 그 성격상 결코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 산재보험의 존재 이유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 한다면 당연하게 노동자 관점과 시각에서 산재보험정책이 다루어져야 한다. 노동자 관점에서 산재보험정책을 다루고 해결하고자 한다면 산재보험 민영화 접근이 나올 수가 없다. 공공성의 시각 속에서 산재보험이 갖는 차별과 배제, 그리고 재활 부재에서 발생하는 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이 도출되어야 한다. 재정안정화에 초점이 맞추어 진행되는 요양 및 급여 관리의 감독 강화를 넘어서서 보장성 강화와 전면적인 재활체계 구축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이 산재보험 재정이 안고 있는 구조적 불안정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노동운동진영 발상전환으로 사회 투쟁 만들어야

이처럼 산재보험 민영화 논리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산재보험의 공공적 재편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운동진영의 발상 전환이 요구된다. 현장의 이해와 요구에 근거하여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대중운동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러한 투쟁이 기본이 되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자본의 분할 통치 전략 및 신자유주의 구조화에 대항한 노동자, 민중의 조직화를 원한다면 좁은 틀과 대상, 그리고 일상의 벽을 뛰어넘는 적극적 전략이 필요하다.

당장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가 아닌 이상 산재보험 투쟁을 포함한 사회권 쟁취투쟁이 대중적 동력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특히 개별 노사관계에서 사업주의 폭력성이 생존권적 투쟁의 몰입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역량과 조건의 비대칭성이 노동자 연대를 어렵게 만드는 상황에서 노동 일반의 권리, 더 나아가 시민권에 해당하는 사회권 투쟁을 노동운동이 지배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처해 있고 점차 심화되는 노동운동의 비대칭성 문제 때문에 개별 노사관계를 뛰어넘는 집합적이고 정치적인 연대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에서 제도적인 틀의 변화를 통하여 사회경제적 격차를 줄이고 연대의 사회경제적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공부문에 자본의 공세가 한층 강화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산재보험 민영화 논점을 사전에 차단하는 비상한 노력이 모든 운동진영에게 요구된다. ‘산재보험의 공공성 강화’ 의제를 사회화하는 적극적인 투쟁이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이다. 자본의 공세를 뚫고 현실의 역관계를 뒤집기 위한 적극적인 공격,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현재 우리가 처한 비대칭적 모순 구조를 깨뜨리기 위한 첫 출발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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